직(職)과 서열(序列)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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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職)과 서열(序列) 타령
  • 정사무엘객원기자
  • 승인 2019.12.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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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머니투데이(조선일보 로고)

한국 보수언론의 대표주자 조선일보가 20191213,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수장 밑으로, 부끄러움을 잃은 나라이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실었다. 그 내용의 일부를 인용해 보자

국회의장은 대통령 다음으로 국가 서열 2위이지만 헌법상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는 삼권분립의 한 축이다. 실질 권력은 대통령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최소한 형식적으로는 대등한 위치에 있어야 마땅한 자리다. 국회를 대표했던 전직 국회의장이 행정부 수장 밑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국회를 행정부의 하위 조직으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민주주의 기본 원리인 삼권분립을 희화화하는 처사다.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인가.’

필자는 위에 인용된 조선일보의 사설을 읽으며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알량한 서열타령이란 말인가? 일반 기업체에서는 팀장이 팀원이 되고, 팀원이 팀장이 되는 서열파괴가 비일비재하게 실행되고 있다는 현실은 웬만한 직장인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수장이 되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조선일보의 논리대로 라면 의사는 의사만 해야 하고, 판사는 판사만 해야 하고, 교사는 교사만 해야 하고, 경찰은 경찰만 해야 하며, 기자는 기자만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을 보자. 민주국가에서는 누구든지 자기의 직()을 바꿀 자유가 있다. 그래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국회에 진출하기도 하는 것이 아니던가? 입법부 수장이 그 자리를 내려놓고, 행정부 수장이 되는 것이 삼권분립의 원칙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그게 어째서 삼권분립을 희화화(戲畫化)하는 처사인가? 국가에 봉사하는데 서열이 무슨 소용인가? 오히려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자들이 자기의 직()을 희화화하는 것이 아니던가? 정치인은 정치인답게, 경제인은 경제인답게, 교육자는 교육자답게, 언론인은 언론인답게 최선을 다할 때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게 될 것이다.

현 시대는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의 시대이다. 직이나 찾고, 서열이나 찾는 시대가 아니란 말이다. 개인이든, 가정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급박하게 돌아가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마는 시대이다. 잘 할 수 있는 인재를 나이, 성별, 출신지, 학벌, 직위 등의 벽으로 가로 막아 실력발휘를 못하게 만든다면 그 사회는 결국 망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직()과 서열(序列) 타령이나 하면서 앉아있을 때인가? 직과 서열은 개에게나 줘버려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이 무한경쟁의 세계 속에서 살아남아, 지속가능한 국가가 되려면 발상을 철저하게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시대가 지금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정사무엘객원기자 mini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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